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설탕 소비가 늘었다고 발표했다.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‘건강과 영양’ 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약 7,000명의 한국인의 2018년 하루 설탕 소비 패턴을 조사했다.
조사 결과 3~5세 어린이가 하루에 가공식품을 통해서 섭취하는 설탕의 양은 총 칼로리 중 10.1%를 차지했고, 12~18세 청소년들의 경우 10.3%를 차지했다.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설탕 섭취 권장량은 총 칼로리 중 약 10%다.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, 음료가 가공식품에서 나오는 전체 인공 설탕량의 32.7%를 차지했는데 6~49세 한국인들의 주요 설탕 공급원은 탄산음료였으며 50세 이상 성인의 경우 단 커피가 주요 설탕 공급원이었다.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계자는 “설탕 섭취는 비만과 영양 불균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”라고 전하며, 균형 잡힌 영양과 설탕 함유가 적은 식품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”라고 조언했다. 실제로 설탕은 당뇨병, 심장병,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주요 위험 원인인 비만을 유발한다. 미국 하버드 t.h. 챈 보건대학원(the harvard t.h. chan school of public health) 프랭크 후(frank hu) 영양학부 교수는 “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과도한 설탕 섭취는 심각한 건강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”라고 경고했다. 프랭크 후 교수는 “특히, 노년층은 설탕 섭취에 주의해야 하는데, 식단의 과도한 설탕은 노년층 신체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”라고 말했다. 2020년 ‘퍼블릭라이브러리오브사이언스의학지(plos medicine)’에 발표된 마드리드주립대학교 (universidad autonoma de madrid) 연구팀의 논문은 60세 이상의 여성 약 70,000명을 대상으로 설탕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, 하루에 두 잔 이상 설탕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체 면역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약 32%가량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. 설탕을 섭취하면 즉시 인체의 혈당과 인슐린 분비를 빠르게 증가시켜 신진대사를 돕는다. “당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, 인체는 장시간 인슐린 수치가 증가된 상태를 유지한다” 프랭크 후 교수는 말했다. 그렇게 되면, 체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에 대한 내성이 생기며 결국 인슐린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. 또한, 설탕은 간에도 영향을 주는데 간 지방의 생산과 저장량을 증가시킨다. 후 교수는 “간에 지방이 너무 많으면 심장병과 일부 암의 위험인자인 만성 염증, 높은 콜레스테롤, 인슐린 저항성, 그리고 간질환을 유발한다”라고 덧붙였다.또한, 설탕은 청소년의 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(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) 연구진은 쥐 실험을 통해 청소년기 지속적인 설탕 섭취가 성인이 되었을 때 기억력 저하와 학습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. 연구진은 설탕을 지속적으로 섭취한 실험실 쥐의 내장에서 파라박테로이드(parabacteroides)라는 박테리아가 검출되었는데, 이 파라박테로이드 수치가 높은 쥐에게서 기억력 저하가 관찰되었다고 전했다.